
고체연료 한 잔을 마시면 30분 안에 실명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 "설마 그 정도까지야"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과장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메탄올 성분의 고체연료를 실내에서 사용하는 식당과 가정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고 나서, 이건 단순히 예민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급식 종사자 32%가 폐 이상 소견을 받는다는 통계 역시 하루 8시간 이상 조리 흄에 노출된 결과라는 점에서, 유해물질은 결국 누적의 문제라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고체연료와 메탄올, 정말 실명 수준인가
메탄올은 소주잔 7ml만 마셔도 30분 내 영구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입니다. 증기로 들이마셔도 시신경에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유럽에서는 이미 자동차 워셔액에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에탄올 워셔액으로 전환했지만, 고체연료에는 여전히 메탄올이 주성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식 선술집이나 보온이 필요한 음식점에서 흰색 고체연료를 불 붙여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겁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 본 바로는, 이런 고체연료를 태우면 메탄올 증기 농도가 상당히 높게 측정됩니다. 실내에서 사용하면 그 증기를 고스란히 들이마시게 되는 셈입니다.
"최악"이라는 표현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메탄올의 독성만큼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자동차 워셔액을 뿌릴 때 내부 순환 모드를 켜도 시속 40km 이상에서는 증기가 차 안으로 들어온다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택시 기사분들 중 눈이 침침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메탄올 워셔액이 하나의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부 규제가 아직 없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실외 사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규제를 안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내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조만간 규정이 생길 거라고 확신합니다. 만약 고체연료를 꼭 써야 한다면 에탄올 주성분 제품을 구매하고, 가급적 실외에서만 사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에탄올 제품이 가격은 두세 배 비싸지만, 안전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집성목 도마와 수세미, 일상 속 누적 노출
나무 도마는 크게 통도마와 집성목 도마로 나뉩니다. 집성목 도마는 나무를 접착제로 붙인 뒤 얇게 잘라 만든 제품이라, 칼질할 때마다 접착제 성분이 섞인 파편이 음식에 묻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집성목 도마를 써본 경험으로는, 칼자국이 깊어질수록 표면에서 미세한 가루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통도마는 나무통을 그대로 자른 제품이라 이런 문제가 덜합니다.
통도마를 선택했다 해도 두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나무 도마는 기공이 많아 세제를 머금기 쉽습니다. 충분히 헹궜다고 생각해도 용출 실험을 하면 잔류 세제가 검출됩니다. 계면활성제는 먹으라고 만든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주방 세제보다는 베이킹소다 같은 먹을 수 있는 세제로 닦는 게 좋습니다. 둘째, 수분이 잘 안 날아가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저는 나무 도마를 쓰면서 베란다에서 햇볕에 말리는 습관을 들였는데, 곰팡이 냄새가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수세미는 더 심각합니다. 오래 사용한 수세미를 분석하면 유해 미생물이 대량 검출됩니다. 물을 먹은 상태로 음식물 찌꺼기가 껴 있으니 미생물이 번식하기 최적의 환경입니다. 플라스틱 기반의 부드러운 수세미는 시간이 지나면 표면적이 더 늘어나 미생물이 더 잘 자랍니다. 냄새가 심하거나 미끈거리는 느낌이 들면 미련 없이 교체해야 합니다.
키친타월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요즘은 무형광 증백제 제품이 대부분이라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사용법이 중요합니다. 프라이팬 기름을 닦은 뒤 바로 식용유를 두르고 요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뜨거운 불판에 키친타월을 대면 분해 생성물이 떨어져 나와 음식에 붙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명절에 전을 부칠 때 키친타월로 닦고 바로 다시 부치는 경우가 많은데, 제 경험상 이건 좀 위험한 습관입니다. 마지막에 닦은 뒤 헹구고 쓰거나, 아예 요리를 짧게 끝내는 게 안전합니다.
유해물질은 "당장 큰일 나는 것"과 "괜히 예민한 것" 둘 중 하나로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독성은 결국 노출량과 노출 횟수가 좌우합니다. 담배를 하루 세 갑씩 한 달 피워도 폐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지만, 수년간 지속하면 위험해집니다. 급식 종사자 32%가 폐 이상 소견을 받는 이유도 하루 8시간 이상 조리 흄에 노출된 결과입니다. 완벽한 차단이 아니라, 매일 반복하는 노출부터 줄이는 게 현실적입니다. 피할 수 있는 부분은 피하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은 관리하는 태도가 가장 지속 가능한 접근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