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솔직히 두통이나 목 결림이 있을 때마다 눈이 건조하고 뻑뻑한 증상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조명을 켜두고 잠든 날 아침이면 눈이 퉁퉁 붓고 아픈 걸 경험하면서도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눈이 단순히 앞을 보는 기관이 아니라 우리 몸 전체의 혈관 상태를 직접 보여주는 투명한 조직이라는 걸 알고 나니, 제가 얼마나 눈 건강을 무심하게 대했는지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지더군요.
마이봄샘 막힘이 눈 건조함의 진짜 원인입니다
인공눈물을 넣어도 금세 다시 뻑뻑해지는 건 단순히 물이 부족한 게 아닙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아무리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도 그때뿐이고 30분도 안 돼서 다시 불편해지더군요. 알고 보니 눈꺼풀에 있는 마이봄샘이라는 기름 분비 기관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었던 겁니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볼 때 평소 분당 15회 하던 눈 깜빡임이 5번 미만으로 줄어들고, 눈꺼풀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 불완전한 깜빡임까지 늘어나면서 기름을 짜내는 근육의 압력이 사라집니다. 그러면 체온에서 액체로 흘러야 할 맑은 기름 성분이 단단하게 굳어버리고, 그 안에서 세균이 번식해 염증을 일으키면서 배출구 자체를 막아버리는 거죠.
눈이 가렵거나 피로할 때 손으로 비비는 분들 많으실 텐데, 저도 무의식 중에 자주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때 눈에 가해지는 압력이 정상 안압의 10배인 200mmHg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각막을 이루는 콜라겐 섬유가 끊어지면서 각막이 원뿔 형태로 변형되거나, 심하면 망막에 구멍이 나고 아예 안구벽에서 분리될 수도 있다고 하니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마사지 건을 눈 주변에 사용하는 것도 똑같이 위험한 행동입니다.
백내장은 노화가 아니라 당분과 단백질의 화학 반응입니다
저는 백내장을 그냥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오는 질환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몸속 당분과 단백질이 엉겨 붙는 화학반응의 결과라는 걸 알고 나니 좀 더 걱정되더군요. 수정체는 태어날 때 만들어진 단백질을 평생 써야 하는데, 혈당이 높으면 넘쳐나는 포도당이 단백질에 달라붙어 딱딱하게 변성시킵니다.
단백질이 변성되면 투명함을 잃고 혼탁해지는데, 당뇨 환자들에게서 백내장이 10년이나 빨리 찾아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로 슈가 음료를 자주 마셨는데, 이것도 눈 건강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뇌가 단맛을 감지하면 인슐린을 미리 분비하는데 실제 당분이 안 들어오니 저혈당을 만들고, 결국 탄수화물을 더 섭취하게 만들어서 혈당 변동폭을 키운다는 겁니다.
피부염이나 관절 때문에 스테로이드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에도 수정체 뒤쪽이 혼탁해지는 특수한 백내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 백내장과 달리 밝은 낮에 시력이 더 떨어지는 주맹 현상이 나타나는데, 동공이 작아진 좁은 길목이 혼탁해져서 시야가 가려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두운 방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도 큰 문제입니다. 저도 자기 전에 핸드폰을 많이 봤는데, 어두운 곳에서는 동공이 평소보다 세 배까지 커져서 면적으로는 아홉 배나 많은 빛이 들어옵니다. 이렇게 확장된 동공으로 블루라이트가 걸러지지 않고 들어오면 활성산소가 폭발적으로 생성되어 시신경 세포를 사멸시키고 황반 변성을 앞당긴다고 하니, 이 습관은 꼭 고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루테인과 오메가 3, 제대로 알고 섭취해야 합니다
눈 건강에 좋다는 영양제를 무작정 먹기보다는 제대로 알고 섭취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도 루테인을 그냥 눈에 좋다고 해서 먹었는데, 흡연자의 경우 베타카로틴을 영양제로 섭취하면 폐암 발생률이 오히려 18%나 높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고농축 된 합성 성분이 산화되어 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이죠. 흡연자라면 반드시 당근이나 깻잎 같은 자연식품으로 섭취해서 다양한 항산화 물질이 서로 돕도록 해야 합니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단순히 영양 공급만 하는 게 아니라 망막 가장 앞쪽에 모여서 시세포를 손상시키는 청색광을 물리적으로 흡수하고 막아주는 차광막 역할을 합니다. 황반 색소 밀도가 높은 사람은 강한 빛을 본 뒤 시력이 회복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고 흐릿한 상황에서도 사물 구별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니, 꾸준히 섭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이봄샘 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고순도 오메가 3을 섭취해야 하는데, 임상 연구에 따르면 꾸준히 섭취했을 때 눈물막의 기름층 두께가 45nm에서 65nm로 두꺼워지고 염증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때 EPA와 DHA의 합이 충분히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안토시아닌을 섭취하려고 차를 마실 때는 물 온도를 80도 이하로 맞춰야 하는데, 100도 고온에서는 15분 만에 유효 성분이 절반 이상 파괴되고 쓴맛만 우러난다고 하니 이 부분도 신경 써야겠습니다.
자외선 차단도 눈 건강의 기본입니다. 정면에서 오는 햇빛만 신경 쓰는 분들이 많은데, 측면에서 들어오는 빛이 각막에서 꺾여 수정체 안쪽에 20배나 강한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선글라스보다는 얼굴에 밀착되는 고글 형태나 챙이 넓은 모자를 같이 써서 위와 옆에서 유입되는 빛을 동시에 차단하는 게 좋습니다.
눈 건강은 단순히 잘 보이는 것을 넘어 전신 건강을 지키는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망막 혈관은 뇌혈관과 태생이 같아서 망막 혈관이 딱딱하게 굳거나 동맥이 정맥을 누르는 현상이 보이면 뇌졸중 위험이 두세 배나 높다고 합니다. 망막 신경층 두께가 얇아지는 것은 뇌세포가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라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는 단서가 되기도 하죠. 저는 지금부터라도 자기 전 핸드폰 보는 습관을 고치고, 조명을 끄고 자며, 눈을 비비지 않는 것부터 실천하려고 합니다. 지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수밖에 없으니까요.